에틸렌글리콜·다이에틸렌글리콜 허용치 이상 검출
전자제품의 부동액이나 브레이크 오일 등에 쓰이는 물질
복통·구토 등 유발 … 급성 신장질환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도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올해 인도네시아에서 150명이 넘는 아동이 감기 시럽 약을 먹은 후 급성 신장질환으로 사망한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인도네시아산 시럽 약품 8종에 대해 경고했다.
2일(현지시간) WHO는 성명을 내고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된 약품 8개에 대해 복용 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유해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며 의료제품 경고를 내린다고 밝혔다.
앞서 인도네시아 보건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26개 주에서 급성 신장질환이 생긴 어린이가 245명 발견됐으며, 이들 가운데 150명이 넘는 아동이 숨졌다. 피해 아동들은 시럽 형태의 의약품을 복용한 후 급성 신장질환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WHO는 8종 약품에서 에틸렌글리콜과 다이에틸렌글리콜이 허용치 이상으로 검출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WHO가 적시한 제품은 ▲테르모렉스 시럽 ▲ 플루린 DMP 시럽 ▲유니베비 기침 시럽 ▲유니베비 데맘 파라세타몰 물약 ▲유니베비 데맘 파라세타몰 시럽 ▲파라세타몰 물약 ▲파라세타몰 시럽(민트향) ▲비프콜 시럽 총 8개다.
두 원료는 에어컨·냉장고·냉동고 등 전자제품의 부동액이나 브레이크 오일 등 산업용으로 주로 쓰이며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일부 국가에서는 기침 시럽의 용매인 글리세린 대용으로 사용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 원료 모두 독성이 있어 의약품으로 사용해선 안 된다. WHO는 이들 원료에 대해 복용 시 복통과 구토, 설사, 배뇨 장애, 두통 등을 야기할 수 있으며 급성 신장 손상을 유발해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는 성분이라고 설명했다.
WHO는 "이 약품들이 더는 유통되지 않도록 공급망에서 제외하는 한편 감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각국의 보건 당국은 이런 제품들이 발견될 경우 즉시 WHO에 통보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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