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October 26, 2021

위스키로 만든 시럽에 적신 작은 케이크 캐러멜향 바나나·프루츠 쥬레로 맛 조절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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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럼의 풍미를 입히는 것과 달리 진하고 묵직한 위스키로 시럽을 만든 ‘위스키 바바’(왼쪽)와 헤이즐넛을 첨가한 초콜릿 디저트인 ‘잔두야’.

■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트릴로지 ‘바바’
▲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이 짧은 찰나의 가을을 만끽하기 위해 사람들은 분주해집니다. 높고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는 순간들이 늘어나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그 아름다운 풍경들을 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이제 곧 흐드러지게 떨어질 낙엽의 정취도 모두 설렘과 낭만을 동반하는 요소들이지요. 가을바람에 말랑해지는 마음을 멋진 음악과 디저트로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훌륭한 음식 앞에서는 그 어떤 선입견이나 편견은 무용지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예전에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바바(Baba)’를 선보이는 업장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의 20대에는 극도로 불호의 성향을 보였던 디저트 중 하나였던 이 바바는 주로 럼(Rhum)이라는 리큐르를 첨가한 시럽에 촉촉하게 적신 포근하고 작은 케이크를 의미합니다. 럼 외에도 체리 풍미의 키르슈와 같은 리큐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프랑스 레스토랑의 클래식 디저트로도 만날 수 있는 ‘바바 오 럼(Babas au rhum)’이라는 이름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바바 오 럼이라는 디저트에 대한 스스로의 선입견과 불호의 감정을 이겨내게 된 계기는 바로 프랑스 파리 스토헤(Stohrer)의 오리지널 바바 오 럼이었습니다. 스토헤는 1730년부터 한자리에서 300여 년간 이어져 온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제과점이기도 합니다. 폴란드에서 프랑스로 넘어와 왕실의 셰프로 일했던 니콜라스 스토헤가 개발한 바바 오 럼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역사적 사실도 흥미를 끌었습니다(처음에는 럼이 아닌 토카이나 말라가 와인을 쿠글로프에 적셔내기도 했다고 합니다). 실은 바바 오 럼보다는 ‘사랑의 우물’이라는 이름의 퓌이 다무르(Puits d’amour)가 더 인상적이긴 했습니다만 에펠탑을 바라보며 맛보는 바바는 소싯적 가지고 있던 불호의 감정을 가라앉혀 준 중요한 계기가 됐습니다.

오늘 소개할 바바는 럼이 아닌 아란 싱글몰트 위스키를 이용해 만든 위스키 바바입니다. 서울 강남구 강남구청역 부근 작은 디저트숍 트릴로지의 서승덕 파티시에는 10월 한 달여간 기존의 바바가 주는 럼의 풍미 대신 더 진하고 묵직한 위스키로 시럽을 만들어 완성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곧 한정 판매를 마감할 제품이지만 꼭 한번 소개하고 싶은 인상적인 디저트였습니다. 옅은 캐러멜 향을 입은 바나나와 패션 프루츠 쥬레를 더해 맛의 강약을 조절한 점도 재미있었지만 제가 인상적으로 느낀 부분은 전체적으로 구심점을 잡고 있는 감미의 밸런스가 두툼하고 안정적이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아무리 향미와 풍미로 맛의 프릴을 더한다고 해도 처음부터 의도한 맛의 핵심적 톤을 잃지 않는 그런 집중력이랄까요. 이는 바바 외에 맛본 잔두야나 핼러윈 스페셜로 선보인 솔 케이크에서도 또렷하게 보인 부분이라 무척 반가웠습니다. 한남동 앤드에서 디저트를 선보였던 서 파티시에가 대전에서 업장을 운영하고 올봄 4월 청담동으로 넘어와 꼼꼼하게 시즌과 플레이버를 잘 맞춰 선보이는 디저트들은 SNS계정을 통해 매일 라인업을 소개하고 있으니 방문 전에 미리 어떤 제품을 맛볼지 고민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서울 강남구 선릉로134길 5 1층 101호

화∼일요일 12:00∼19:00, 월요일 휴무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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