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September 28, 2020

주저않은 경기반등… 8월에도 재고 쌓이고 가동률 추락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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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29 11:17 | 수정 2020.09.29 11:29

제조업 출하 1.9%↑·재고 2.1%↑… 공장 가동률은 IMF 수준
가동률 줄면서 설비·인력 등 자원이 비용으로… 9월도 불투명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본격화된 지난 8월 우리 경제의 주력인 제조업 생산·투자 등이 꽁꽁 얼어붙었다. ‘제품 출하 감소→재고 증가→공장 가동률 하락→투자 축소'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불황의 전조(前兆)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마이너스(-) 수출’이 지속되고 있어 다음 달 전망도 어둡다. 소비 심리에 이어 기업의 체감경기마저 급속도로 꺾이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

‘3분기 브이자(V) 경기반등’를 외쳤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3분기 반등은 상당 폭 제약 받겠다. 4분기에는 반드시 회복 모멘텀을 살려나가도록 하겠다"면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제조업이 불안하다… "V자 반등은 떠난 얘기, 임계점 오고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0.7% 감소했다. 반도체(4.0%) 등에서 증가했으나 기타식품 제조업, 낙농제품 및 식용 빙과류 제조업 등 생산 감소로 식료품(-7.3%)이 쪼그라들었다. 자동차(-4.1%) 생산도 부진했다.

전년 동월 대비 광공업 생산은 3.0% 감소하며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2008년 10월~2009년 6월 연속 감소한 이후 11년 6개월 만에 최장기간 감소를 기록한 것이다.

울산 북구 현대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선적을 기다리는 자동차들이 주차돼 있는 모습. /뉴시스
특히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1.0% 감소했다. 반도체, 1차 금속, 화학제품 등이 증가했으나 식료품, 자동차, 기계장비 등이 감소한 영향이다.

제조업 출하지수는 97.6으로 전월보다 1.4% 줄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반도체, 기계장비 등에서 증가하였으나, 자동차, 통신·방송장비 등이 줄어 7.2% 감소했다. 내수와 수출 출하 모두 전월, 전년 대비 감소했다.

출하가 줄어들면서 재고는 쌓이는 상황이다. 지난 8월 제조업 재고는 전월보다 2.1% 증가했다. 재고는 반도체(6.1%), 전자부품(12.0%), 자동차(2.6%) 등에서 증가했고, 전기장비(-2.3%), 식료품(-2.6%), 의료정밀광학(-0.9%) 분야는 줄었다.

제조업 재고·출하 비율은 119.7%로 전월보다 4.1%p 상승했다. 제조업 재고출하순환도를 월별로 보면 출하의 감소폭(-3.9% → -6.1%)이 확대되면서, 재고의 증가폭(0.0% → 3.6%)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재고 누적으로 인해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월보다 0.5%포인트(p) 하락한 69.5%로 떨어졌다. 제조업 가동률은 지난 4월 이후 7월(70%)을 제외하고 넉달 간 70% 아래로 떨어졌다. 1998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제조업 경기가 최악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제조업 가동률이 낮다는 것은 설비, 인력 등 기존의 자원들이 비용으로 전환된다는 의미로, 코로나19로 인한 기업들의 이중고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V자 경기반등은 실현될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자동차·부품 동반 부진… 다음달도 코로나19 여파

제조업 부진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13%를 차지하는 자동차·부품산업이 이끌었다. 자동차 생산은 전월에 비해 4.1% 줄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1.4% 감소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수출이 줄어든 탓이다. 또 현대자동차(005380)·기아자동차(000270)등 주요 사업체 신차 라인 설비공사 등으로 완성차 생산이 감소했다.

관련 부품업체들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자동차 부품 수출은 재고 소진을 위한 현지 완성차업체 생산량 조정과 신흥 코로나19 확산세 지속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27.0% 감소했다.

이밖에도 지난 8월 우리나라의 15대 수출 품목 가운데, 11개 품목의 수출이 전년 대비 부진했다. 철강(-19.7%), 무선통신(-31.7%), 자동차(-12.8%), 일반 기계(-17.1%), 석유제품(-44.0%), 선박(-31.5%) 등 주력제품들이 줄줄이 두 자릿수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제조업 경기가 후퇴하면서 설비투자도 전월대비 4.4%, 전년동기대비 1.8% 감소했다. 반도체 생산 장비인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5.8%), 선박 등 운송장비(-0.2%) 투자가 감소했다. 건설경기를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전월비 7.1%, 전년비 9.4% 감소했다. 건축(-6.5%) 및 토목(-8.5%) 공사 실적이 모두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코로나19 재확산 여파에 따라 다음달 상황도 녹록치 않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8월 중순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이 8~9월에 분산됐다"며 "9월13일 거리두기가 완화됐기 때문에 9월 지표에도 재확산 영향이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따른 2차 재난지원금이 10월 지표에 나타나고, 추석 이후 코로나19가 얼마나 재확산되는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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